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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살아야 성공하는가?

재능과 노력 2

재능이란 무엇일까? 

재능의 의미

재능(Talent)이란 타고난 소질(aptitude, gift)나 능력(ability)를 뜻한다. 사전적으로는 어떤 일을 잘 할 수 있도록 하는 특별한 능력(a spectial ability that allows someone to do something well)을 의미한다.

재능이 있는 사람은 다른 사람에 비해 어떤 일을 더욱 잘 해낸다는 걸 알 수 있다.

 

재능과 노력의 비율- 얼마나 노력하면 되는가?

앞에서 재능이 99이고 노력이 1이라고 말한 바 있다. 재능이 99이고 노력이 1이라는 건 무엇일까?

내가 원하는 것을 이루는데 재능이 더 중요하다는 의미일 수 있다. 하지만 거기에는 좀 더 다른 의미가 있다.

약간의 노력을 기울이더라도 원하는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약간의 노력이 아니라 좀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되지 않을까?

 

재능에 대한 자각

나는 흥이 많고 노래를 좋아한다. 음악이 나오면 쉽게 반응하고 사람들과 어울려 노래부르고 노래방에 가서 한 번 마이크를 잡으면 놓지른 않았다. 내 목소리에 취했다고나 할까?

그러다가 친구의 한 마디를 듣고서야 나 자신의 상태와 수준을 깨닫게 되는 계기가 있었다. 

학교를 졸업하고 남들처럼 직장에 취직을 하였다. 회사에 갓 입사하여 신입사원 교육을 받을 때였다. 교육 마지막 날 입사 동기들과 저녁을 먹은 후, 뭘할까 하다가 노래방에 가서 노래하자고 의견이 모아졌다. 그 때 마침 유명했던 가수 김현식의 사망소식을 들었다. 입사동기들과 나는 같이 슬퍼하면서 노래방에 가서 노래를 불렀다. 그리고 당시에 가장 유행했던 노래중 하나가 김현식이 불렀던  '내사랑 내곁에'라는 곡이었다. 나도 참 좋아하고 많이 부르던 노래였다.

허스키하면서도 우울한 감성이 배어 있던 그의 목소리는 나만이 아니라 그 때의 많은 청춘들이 좋아했었다.

나는 자신만만하게 마이크를 집어 들고, 온갖 감정이입을 다해서 노래를 불렀다. 마치 김현식에 빙의한 듯 노래가 잘 흘러 나왔다.

 

내 노래가 끝난 다음에 친구가 한 마디 했다.

"야 너는 다른 데 가서 그 노래만 불러라."

그 말이 나는 그 노래를 특히 잘 부른다는 칭찬으로 이해했다. 그런데 웬지 찜찜했다. 혼자 살던 하숙집에 돌아가서 녹음기를 꺼내어 노래를 불러보았다. 그리고 내가 부른 김현식의 '내 사랑 내 곁에' 첫 소절을 듣는 순간, 소스라치게 놀랐다. 이게 나 였다는 말인가

그 이후로 나는 노래를 잘 한다는 말을 하지 않았고 어디가서 노래를 부르라고 하면 마지 못해 분위기를 띄워주는 정도로만 하려고 했다. 노래를 잘 부르기 위해 혼자서 노력을 해보았지만 그 성과는 다른 사람의 고통을 배가시킬 뿐이었다.

그것보다 좀 더 많은 노력, 노래교실을 찾아가서 노래를 배우고 피가 나오도록 했다면 어땠을까? 그랬다면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까?

 

그렇게 해보았다.

그랬더니 목에 염증이 생겨서 한동안 병원을 다녀야했다.

나는 노래에 재능이 없었던 것이다.

 

좀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될 수 있는 일과 과도하게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일의 차이는 무엇일까? 좀 더 많은 노력을 강조하다보면 무리하게 된다. 무리하다보면 내가 원하던, 혹은 조직에서 원하던 결과를 이루어 낼 수 있다. 더 많은 노력을 한다는 것은 다름아닌 시간과 돈의 투자를 의미한다. 시간과 돈을 투자한다는 것은 최소한 그 시간과 돈 들인 만큼의 성과가 나와야 한다. 하지만 자신이 투자한 시간과 돈 만큼 딱 그 만큼의 결과가 나오는 것은 당신이 원하는 결과가 아니다. 당신에게 혹은 당신의 조직에게 아무런 추가적인 이익이 없다.

 

아무리 좋아 하는 노래라도 여러 번 따라 불러 보았는데 그것을 제대로 부르지 못한다면 그건 노래에 재능이 없다는 것이다.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한다면, 그러면서도  그 투자를 넘어서는 결과를 내지 못했다면 그건 재능이 아니다.

 

최근에 서예를 배울 기회가 있었다. 일주일에 한 번 씩 서당에 가서 붓을 잡고획을 긋는 연습을 했다. 재미가 있어서 집에 가서도 선 긋는 연습을 했다. 선생님은 좋은 화선지에다가 연습을 하라고 했지만 좋은 화선지를 쓰는 건 돈이 많이 드는 일이라 신문지를 쓰기로 했다. 많은 시간 들이지 않고 30분 정도 배운대로 붓을 잡고 선을 그었다. 선생님의 말씀은 무리하다보면 배운대로 하지 않고 잘못된 습관이 몸에 밸 수 있기 때문에 굳이 열심히 하려하지 말고 서당에 올 때만 자신의 앞에서  조금씩만해도 꾸준히만 하면 된다는 것이다.

2주차부터 글자(한자)를 쓰는 법을 배우기 시작했다.영자팔법(永字八法)이라는 한자서예의 기본적인 필법을 배우는 것이었다. 한달 쯤 지나자 구양순이라는 당(唐)나라 시대의 유명한 서예가가 쓴 '구성궁예천명(九成宮醴泉銘)이라는 서첩(書帖)을 배우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선생님이 세 글자를 써주고 따라 쓰는 것이었다. 다시 한 달 지나니 책을 주면서 이제는 책 보고 따라 써보라고 했다. 다시 한 달 쯤 지났을까?

선생님이 문장을 보여주며 작품전에 낼 작품을 써보라고 했다. 같이 시작한 사람들은 여전히 한글자씩 선생님이 써 주신 글을 보고 따라 쓰고 있었다.

3개월 쯤 지났을까 낙관(落款)과 인장을 주문했다. 지금까지 쓴 작품 중 잘된 작품을 뽑아서 낙관을 찍는다는 것이었다. 처음으로 나 자신이 만들 작품에 낙관을 찍게 되다니, 가슴이 뛰었다. 선생님이 직접 지금까지 쓴 작품 중에서 하나를 골랐다 낙관에 빨간 색 인주를 묻혔다. 하얀 색 화선지 위, 적당한 위치에  낙관을 찍었다. 묵으로 쓴 평범한 글이  붉은 색의 낙관을 받아 들이자 뭔가 새롭고 세련되 보었다. 선생님은 인주가 마를 때까지 기다렸다가, 4절지의 편지 봉투에 들어가도록 곱게 접었다. 그리고 신청서를 작성해서 심사하는 곳으로 발송했다.

결과는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즐거운 과정이었다. 최선을 다했는가? 나 자신의 입장에서는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게 그렇게 무리가 되지 않았다.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서당에 나가서 한 시간 정도 선생님 앞에서 배우고, 주말에 점심 먹고 소화시킬 겸 한 두 시간 정도 쓰는게 전부였다. 물론 집에서 신문지 대신 화선지를 따로 주문하고 구양순의 구성궁예천명이라는 서첩을 인사동에 가서 한 부 사오는 수고 정도는 했다. 그 정도면 1% 쯤의 노력은 아니고 한 30% 정도는 되지 않을까 싶다. 얼마 후에 결과 발표가 났다. 입선이었다. 

글을 쓰는 일도 재미있었고, 선생님의 칭찬도 있어서 지루하거나 힘들다고 느끼지 않고 꾸준히 해낼 수 있었다.

재능의 진정한 의미

다시 말하면 나는 서예에는 약간의 재능이 있다는 것이다. 이 재능은 계속해도 된다. 별로 몸에 무리도 가지 않고 소화에 도움이 되며 마음도 편하다. 투자비용도 그렇게 크지 않다. 그러면서 깨닫게 되었다. 재능이란 모든 것을 잘하는 것일 필요는 없다. 학문적인 재능일 수도 있고, 예술적인 재능일 수도 있다. 그리고 언어에 대한 재능일 수도 있고, 육체적인 재능일 수도 있다. 누구가 어떤 특정한 분야에는 자신과 잘 맞아 떨어지는 것이 있다. 이 때는 자신이 가진 그 무엇이 그 분야의 일이나 작업을 수월하게 해낼 수 있도록 만들어 준다. 그리고 자신과 잘 맞아 떨어지는 그 일을 할 때는 저절로 열심히 하게 된다. 그리고 자신은 그것을 열심히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심취해서 시간이 지나는 줄 모르고 몰두하게 된다.  나 스스로 열심히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면, 그것은 열심히 하는 것이 아니다. 너무 무리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면 그것은 재능이 아니다. 재능은 그 작업을 반복적으로 수행해도 지루하지 않고 힘들지 않게 만든다. 따라서 그 일을 하는데에는 노력한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진정한 재능은 그 일을 계속해서 할 수 있게끔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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